정직한 노력과 실천력으로 더 높은 생산성적을 바라보다. 충남 보령 새봄 팜 최수근 대표
주변에서는 최수근 대표에게 너무 FM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게 아니냐고들 한다. 하지만 혹하는 유행 방식보다는 자신만의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헤쳐 나갔기에 지금의 멋들어진 새봄 팜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가 세운 정직한 기준은 생산 목표를 달성하게 했고, 지속적인 성장의 길로 나서게 했다.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한 강한 실천력 또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객관적이고 확고한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새봄 팜의 최수근 대표를 만나보았다.
MZ세대다운 당찬 포부
최수근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가 하시는 양돈장을 드나들며 일을 도와드렸다. 그게 본인의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한국농수산대학교 양돈 전공을 권유하기 전까지만 해도 펀드 매니저가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돌아보니 농장 일은 해보아 익숙한 데다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테고, 평생 업으로 삼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한국농수산대학교로 진학을 선택했고, 3년을 정말이지 열심히 공부했다.
졸업 후 농장으로 와 분만사를 맡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올곧은 제 성격 탓에 아니다 싶으면 바꾸었고, 아버지는 제 방식이 맘에 안 들어 다시 제 자리로 돌려놓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그러다 농장 성적이 바뀌는 걸 보시곤 아예 맡아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맡은 지 얼마 안 되어 성적이 좋아지다 보니 홍성 부근 지역까지 소문이 났다. 한 농장에서는 고액의 연봉을 줄 테니 와서 분만사를 맡아달라는 제의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인근에 그 어렵다는 양돈장 허가가 났다. “아버지는 제게 선택권을 주셨어요. 아니라면 그냥 팔아서 노후 자금으로 사용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를 믿고 전적으로 맡겨준다면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당찬 포부와 함께 새봄 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세심함이 가져다준 값진 결과
2018년 11월 새봄 팜으로 사업자를 내고, 2019년 7월 입식을 진행했다. 생산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후보돈 입식 때부터 세심하게 살폈다. “순치와 교배를 위한 적절한 준비가 되어야만 우수한 수태율과 산자수를 얻게 되니 특별히 신경 썼죠. 후보돈은 3개월 150kg에 맞추었고, 연평균 모돈 갱신율은 40%를 무조건 넘기려 했습니다.” 이는 대학 때 뛰어난 시설과 높은 위생도, 우수한 출하성적을 갖춘 종돈장에서 배웠던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 분만사에는 자동급이기를 들여놓아 정밀 급이를 가능케 했고, 수동급여 방식 대비 사료 섭취량을 늘렸다. 이렇게 하다 보니 2022년 카길 뉴트리나 아너스N 클럽에서 고성과 부분에 선정되었고, 현재 사육두수 총 3,200두, MSY 25두, PSY 29두, 모돈 회전율 2.25회라는 값진 결과를 이루고 있다.
현명한 동선설계와 철저한 차단방역
돈사를 설계할 때 동선을 가장 크게 고려했다. 돼지 이동 뿐 아니라 작업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짧고 단순화해 작업 효율을 높였다. 많은 시간을 생산적인 활동에 투여하려면 동선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올인 올아웃 시스템을 도입해 농장의 사양 관리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질병을 관리하게 되었고, 인력들의 동선 분리를 통해 교차 오염도 줄였다. 8대 방역은 기본이고, 발판 소독조와 장화를 매일 교체한다. 그런 데도 올해 PRRS와 돼지부종병 때문에 큰 고생을 했다. “주변 농가들이 전염성 높은 질병이 오면 이야기가 전혀 없어요. 평상시와 똑같이 작업하다 돼지들을 잃을 수밖에 없었죠.” 힘든 시간을 보낸 뒤에는 농장의 차단방역 수준을 한층 높였고, 돼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집중한다.
냄새민원을 줄이는 나만의 해법
한돈농가의 또 다른 이슈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환경 문제다. 새봄 팜이 위치한 지역은 양돈 밀집 지역으로, 악취 민원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 암모니아를 포함한 악취 물질 발생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진 악취첨가제를 사료에 사용하고, 퇴비부숙 촉진과 악취 감소는 물론 생산성 향상까지 돕는 퇴비부숙제를 활용한다. 또 음수에 미생물을 투여해 악취 근원 물질인 암모니아를 감소시킴으로써 냄새를 절감한다. 민원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방법으로 낙동리 청년회 활동을 하고, 천북면에서 자율방범대 활동도 한다. 어르신들에게 얼굴 한 번 더 보이고 마을에 봉사하다 보니 이제는 민원이 잦아든 상태다.
한돈산업을 위한 더 나은 생각
냄새 저감, 질병 예방, 생산성 향상, 인력 문제 해결 등 어느 하나라도 놓친다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바라볼 수 없다. 최 대표 역시 그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나 소비자는 유럽의 양돈장처럼 해야 한다고들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농가를 들여다보면 20년은 뒤처져있죠. 한 번에 뛰어넘을 수 없으니 국가의 제도적인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가령 청년 중심의 지원, 일차 산업에 대한 직불금 지원 등의 정책을 마련하고,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단순화되어야만 사업 부담이 줄어들고 더 오래, 더 월등한 한돈농가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새봄 팜은 비육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모돈 450두 정도를 들여 생산성적을 높이는 데 치중하려 한다. 이제껏 그랬듯 탁월한 방식을 적용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려 한다. 때로는 한돈의 가치를 생각하고, 때로는 주변을 돌보며 새봄 팜은 그렇게 꾸준히 바르고 곧게 성장할 것이다.
“저희 농장의 강점은 생산성적이라고 여겼는데,
지금은 그 마음이 좀 바뀌어
직원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제게 힘이 되어주는 직원들과 갈등 없이
자유로운 소통의 문화를 가꿔나가니
생산성 개선은 자연스레 따라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