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전기 누전이나 합선 위험성이 높아 화재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
얼마 전 한 양돈장 분만사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돼지 5,000여 마리가 폐사됐다. 이곳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돈사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발생 원인은 전기로부터 시작하는데, 겨울철에는 돈사 내 전열 기구 사용이 급증하는 탓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명하게 겨울철 화재를 대비해야 할까.
글. 장동화(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연구사)
전기에 의한 화재 발생빈도 가장 높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양돈 사육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46건이며, 이로 인한 추정 피해액은 약 274억 원에 달한다. 화재의 주요 원인은 전기 누전, 합선, 노후한 전기 시설의 관리 미흡 등 전기적 요인과 작업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은 화재 위험성이 증가하는 시기로, 발생한 화재의 40%가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어 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겨울철에는 환기량을 줄이고 온열 및 난방 장비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화재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사육시설에서 환기량을 줄이면 먼지가 쌓여 전기 누전과 합선의 위험이 커질 수 있고, 온열 및 난방 장비의 장기 사용은 장치 고장이나 연료 누출로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육시설에서는 돈사 건물들이 서로 인접하게 자리 잡고 있고, 방화벽 같은 불길 차단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화재 발생 시 불길 확산은 빠르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할 때 겨울철 양돈 사육시설 관리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빈틈없이, 꼼꼼하게, 구석구석 체크 또 체크
양돈 사육시설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전기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전기 시설 점검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기 누전과 합선을 막기 위해서는 전기기구의 접촉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플러그와 콘센트 상태를 검사해 오염되었거나 낡은 것은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 플러그와 콘센트 주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콘센트 주변에 먼지나 거미줄이 쌓이면 습기와 먼지가 플러그와 콘센트 사이에 부착되어 전기적 열 스트레스로 인한 트래킹 현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더 필요하다.
<한 해 축사 화재의 약 40%가 11월에서 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결로 현상으로 전기설비에 수분이 닿을 수 있어 주기적인 환기 및 보호조치를 한다. 전기기구는 정해진 규격과 용량에 맞게 사용하고,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한 개의 콘센트나 소켓에 여러 기구를 동시에 연결하는 것을 피한다. 그리고 축사 내외부의 전선 피복 상태와 누전차단기의 작동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손상된 전선은 즉시 새 전선으로 교체하고, 노출된 전선에 대해서는 쥐나 흰개미 등이 전선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배관 작업을 실시한다.
온열과 난방 장비의 과열은 금물
온열 및 난방 장비의 사용으로 인한 화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온열 및 난방장비의 이상 유무를 가동 전 반드시 확인하고, 장시간 내버려두는 것을 피한다. 자돈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사육 온도(25~32℃)를 유지하기 위해 보온등과 열풍기를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열을 공급한다. 이때 장비가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라디에이터형 전기 온풍기를 벽에 설치해서 사용하기보다는 양돈 사육시설 복도의 콘크리트 바닥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재해를 막는 다양한 방법 실천하기
농장 근로자들에게 전기 안전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잊지 말자. 전기 사용 방법과 화재 예방 조치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안전한 농장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또 축사 인근에서의 쓰레기 소각 시 화기 취급에 주의하며, 화재 발생에 대비하여 양돈 사육시설 내에 화재경보기, 화재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소화기를 항상 비치한다. 이와 더불어 화재 상황 발생 시 소방차가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로를 항상 확보하고 유지한다. 축사 화재와 같은 재해에 대비하여 가축공제 또는 재해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 조치 중 하나이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앙이지만 철저한 대비와 관심을 통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모든 양돈 사육시설 관리자와 종사자들은 화재 예방을 위해 경각심을 항상 유지하며, 안전한 양돈 사육시설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축사 내·외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소화기를 비치해야 하고,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