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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농가 탐방

세심한 관찰력과 거침없는 실행력으로 성적 향상의 지름길을 걷다. 진주 신벌농장 이경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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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돼지가 보내는 신호를 관찰해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신벌농장의 이경식 대표는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농장 순찰을 통해 돼지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살폈고, 환경을 개선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양돈장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소한 점들이 모이고 모여 높은 생산성적으로 연결되었고, 8년 연속 팜스코 CSY2000 Club의 우수 농장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완전한 無에서 완벽한 有를 창조
이경식 대표는 원래 국내 유통 대기업에 다니던 착실한 회사원이었다. 8년 정도 될 때 즈음 더 큰 미래를 그려보고 싶어졌다. 부모님이 하시던 양돈장을 물려받아야겠다는 계획이었다. 정상적인 농장이어도 직업을 변경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텐데, 부모님의 농장은 불이 난 뒤 방치된 상태라 시작부터가 어려웠다. 다만 그에게는 젊은 패기가 있었다. 1년 동안 출근을 안 하는 휴일이면 농장에 내려와 설계를 다시 하고 수리를 거침없이 해냈다. 처음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었다. 농장 경영 지식이 전혀 없다 보니 배워야 할 게 너무나도 많았다. 책도 사다 보고, 수의사님에게도 물어보며 조금씩 전진해나갔다. “불이 나고 800두가량의 돼지가 폐사했으니 부모님은 돈사를 보기도 싫으셨을 텐데, 도와달라 부탁드렸고 초기에 많이 뒷받침해주셨죠. 그게 벌써 2005년이네요.” 기존 농장을 수리하고 신축도 하며 사육두수를 3,500두 규모로 늘렸고, 2014년 농장이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후 동생에게 주었다. 그리고 이 대표는 다른 양돈장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의 신벌농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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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게 돼지를 보살핀 결실
신벌농장은 총 8동 규모로, 약 4,500두를 사육하고 있다. 구입 초기만 해도 MSY와 PSY 모두 24두였던 생산성적은 10년이 지난 지금 MSY 28두, PSY 30두, 모돈 회전율 2.44회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뿐 아니라 직원 모두 사양 관리의 기본을 철저히 지킨 덕분이었다. 이 부분은 8년 전 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배웠던 이론과 실습이 많은 보탬이 되었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빠짐없이 출근해 돼지들이 사료를 잘 먹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순찰하는 활동도 한몫했다. 또 봄에는 여름 준비를, 가을에는 겨울 준비를 미리미리 해놓았던 일도 생산성적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농장을 꼼꼼하게 보살피니 여태껏 큰 질병은 단 한 번도 없었다. 8대 방역은 물론 일찌감치 수행했다. 장화 갈아신기는 반드시 지키고, 6명의 직원은 각자 맡은 돈사만을 가서 둘러보고 매일 소독함으로써 교차 오염을 막는다. 직원 중 한 명은 신벌농장과 동생네 농장의 출하와 사료 반입만을 담당해 다른 농장과의 접촉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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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장 돼지의 인기 비결
“사람도 그렇고 돼지도 그렇고 건강해지려면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먹고 마시고 숨 쉬어야 합니다.” 맞는 말이다. 돼지들이 아무 탈 없이 튼튼하게 자라려면 사료, 물, 공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사료빈에 저장된 사료는 모두 소진된 다음 새로이 채워 부패를 방지하고 신선함만을 제공한다. 해썹인증을 받은 깨끗한 물은 사육단계에 맞게 충분히 공급했다. 또 각 환기팬에 탈취기를 설치하여 돈사 밖으로 나가는 먼지나 오염물을 제거했으며 깨끗한 공기가 농장에 유지되도록 했다. 이 모두 생산성적과 직결되지만, 고기의 질과도 연관이 있다. “육가공업체에서 다른 농장의 돼지를 식육식당에 가져다주면 우리 돼지를 찾는다고 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잘 키우고 있구나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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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대하는 자세
악취 민원은 한돈농가라면 누구나 겪는 골치 아픈 문제다. 이경식 대표 역시 이를 피할 수는 없었고, 적극적으로 시설을 개선했다. 바이오커튼과 더불어 돈사벽과 지붕의 환기팬에 탈취기를 설치해 돈사 밖으로 나가는 먼지와 악취를 잡았다. 냄새를 최대한 줄이고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분뇨처리방식에도 변화를 주어 재이용수 시설을 설치했다. 출퇴근 길에 민원 지역을 돌아보며 모니터링하고,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이라도 마을 골목길을 돌며 냄새 발생 여부를 체크했다. 불려 가서 한 시간 동안 안 좋은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는데, 그때 이 대표는 5년만 달라고 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좋을 것이고, 내년보다 후년이 좋을 것이라며 한꺼번에는 안 되더라도 5년 안에 끝내겠다고 말했다. 차곡차곡 기술과 노력을 다하니 올해 반가운 말이 들려왔다. “한 주민이 올해 여름에는 창문 열고 잤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관리하겠습니다.”

 


한돈자조금이 해주었으면 하는 일들
진주지부 사무국장인 이경식 대표는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에 대한 고민도 크다. 특히나 배양육, 축산업의 탄소와 질소 배출 등이 이슈화되는 것에 우려한다. “배양육 관련 강점들이 기사로 숱하게 나오는데, 배양육은 결코 안전한 식품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들을 한돈자조금에서 반박 기사로 대응했으면 좋겠습니다.” 탄소와 질소 배출을 두고도 환경오염의 주범은 축산업이라고 말하는 기사도 마찬가지로 지혜롭게 대처해주기를 바란다. 물론 자조금이 여러 방면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흑백요리사>, <삼겹살 랩소디> 같은 프로그램의 PPL은 한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고, 젊은 세대에도 한돈이 알릴 기회입니다. 앞으로도 전파력 있는 프로그램에 한돈이 노출되어 다음 세대에도 한돈의 인기가 식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양돈사업. 이제는 이경식 대표에게 미래를 함께 꿈꿀 만큼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오래오래 한돈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꾸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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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산업에 당면한 큰 이슈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한돈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한돈산업은 영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국민에게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는
중요 임무를 맡고 있다는 자부심을 마음속 깊이
새긴다면 한돈산업의 미래는 무척 밝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