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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농가 탐방

뜨거운 열정과 정직한 노력으로 품질 좋고 경쟁력 높은 한돈을 생산해 내다, 대형농장 배영린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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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농장 배영린 부지부장>

 

양돈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같이 챙겨야 할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해야겠다는 의지와 잘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젊은 나이에 양돈업에 뛰어들었다. 때때로 어려움에 부닥쳐 흔들리기도 할 법했지만, 오히려 그때마다 더 굳건해졌다. 한돈인 2세로 농장을 멋지게 운영해 좋은 돼지고기로 보답하겠다는 대형농장의 배영린 부지부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배영린 부지부장이 아버지에게 농장을 물려받아 경영 일선에 들어선 때는 2012년 겨울이었다. “기계공학을 선택해 대학에 갔지만, 저와 맞지 않더라고요. 고민하던 저를 보시고는 아버지께서 양돈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오시더라고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분뇨를 치우고, 사료 주는 것을 거들었기에 거부감은 딱히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매력적인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배 부지부장에게 돼지 한 마리의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사료 한 포대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상세히 알려주었다. 그때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그려보니 본인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한돈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 그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 농장에서 돼지를 키워볼 테니 교육을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가르침을 받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어언 10년이 훌쩍 넘었고, 어엿한 대표로서 5,000두를 거느리며 MSY 19.9두, PSY 25두의 생산성적을 내고 있다. 게다가 납품하는 육가공업체에서 MOU를 맺자고 할 정도로 품질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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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저감 방안에 대한 고민
대형농장의 시작은 38년 전 즈음이었다. 배영린 부지부장의 아버지가 지금의 농장을 지을 때부터 관여하셨고, 그 당시 대표가 개인 사정으로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아버지가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어렸을 적 기억에 농장 주변에 밤나무가 무성한 야산이 있었고, 도로도 비포장이었어요. 작은 민가 두어 채가 전부였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주변에 공장들이 들어섰어요.” 공장 덕에 야생동물은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많아져 냄새에 늘 조심스럽다. 냄새 민원 들어오는 것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라고 하더라도 한 번 받고 나면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서다. “민원을 받을 때면 냄새저감장치가 고장 날 때죠. 그럴 때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쪽으로 준비하자고 마음을 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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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농장에서 냄새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는 기본을 지킨다. 분뇨탱크에 분뇨가 모이면 데칸타를 사용해 고액분리하고, 콤포스트를 통해 퇴비를 완전히 발효한 다음, 액은 폭기해 가압부상기계를 거쳐 방류하고 있다. 이로써 퇴비사 내 분뇨 적체에 따른 암모니아 등 악취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기계에 가장 많이 투자한 덕분에 인력과 시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 퇴비장 내 고형분을 많이 쌓아두지 않고, 돼지 이동 후에는 길도 깨끗이 청소한다. 외부로는 콤포스트에 탈취탑을 2대 설치해 악취를 정화해 배출하고 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좋은 농장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앞선 세대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형농장의 원래 주인이었던 배영린 부지부장 아버지의 업적이 더 돋보인다. 그는 평생을 농장밖에 몰랐고, 더 나은 농장을 만들고자 고민하고 애썼다. 아들에게 농장을 물려주었어도 농장으로의 출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아들이 둘이나 일하고 있으니 쉬고 싶은 날에 쉬셔도 된다고 해도 농장에 와서 쉬시겠다고 하시며 늘 출근하시죠.” 이러한 부지런함과 꾸준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형농장이 있게 되었을 테고, 부지부장 역시 이를 존경하고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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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농장을 운영할 때 가치관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의견이 대립하여 다툴 때도 간혹 있다. 한돈인 2세라면 모두가 경험하는 일이다. 부지부장은 힘들더라도 시간을 두고 더 이야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야기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그다음에 혼자서 결정해도 되는 문제를 스스로 해나가면서 아버지께 잘된 부분을 전달하며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때로는 필요합니다.”

 


무한한 앞으로의 계획
배 부지부장은 더 좋은 농장으로 키워가기 위해 다분한 계획을 조리 있게 짜고 있다. 양돈마이스터 교육과정과 청년창업인큐베이터 양돈과정교육도 수료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교육과정을 생각하고 있다. “경영에 필요한 사항이 새로이 생기기도 해서 일을 그만둘 때까지 배움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산에서 활동하는 한돈인 2세 모임 ‘신돈회’도 열성적으로 참여할 작정이다. “처음에 농장을 시작할 때부터 그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화된 농장을 현대화시설로 변경하고, ICT 기기들로 채우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오랫동안 농장을 잘 운영해 ‘대형농장’이라고 하면 ‘이 농장의 돼지는 건강하고 맛도 좋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배영린 부지부장의 포부가 참으로도 대견하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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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농장은 특별히 소개할 만한
노하우라는 건 없는데요.
다만 모든 걸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 그만큼 돼지들에게 제공하고,
사육공간에 여유를 주어 스트레스를
줄여주자는 것만은 꼭 지킵니다.
이렇게만 하더라도 품질과 생산성은
자연스레 높아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