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국민음식 슈바인스학세, 이제 한돈으로 만난다
슈바인스 학세는 겉으로 보기에 영 족발과 똑같다. 쫄깃한 식감에 각종 향신료로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는 방식도 족발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족발은 푹 삶아낸다는 것이고, 슈바인스학세는 겉이 바싹하게 익을 때까지 오븐에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 담양군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동산식품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슈바인스학세를 한돈으로 만들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진짜 참나무로 훈연해 더욱 은은하게
HACCP 인증을 받은 동산식품은 우리나라 최초로 국산 참나무를 활용해 바비큐를 만드는 설비를 도입했다. 그 기기로 무얼 만들까 고심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좋아할 메뉴인 족발을 택하게 되었다. 그냥 삶아 먹는 것보다는 구워서 먹으면 색다른 미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열심히 연구하다 보니 지금의 슈바인스학세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맛의 정석을 보여주기 위한 과정은 만만치 않다. 우선 족발의 조직이 느슨해지고 조직이 커져 염지액이 빠르고 균일하게 분포되는 공정을 진공 텀블러 염지 기계로 진행한다. 기계에서 3시간가량 염지제와 함께 핏물을 제거하는데,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순물까지 다시 한번 깨끗하게 세척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깨끗한 물에 담가 12시간 정도 핏물을 제거한다. 진공 텀블러 염지 기계에서 3시간, 깨끗한 물에서 12시간, 총 15시간 동안 두 번에 걸쳐 핏물을 제거한다. 그다음 3시간 동안은 스테인리스 솥에 간장 베이스의 육수와 족발, 마늘, 통후추 등을 넣고 푹 삶는데,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야 한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족발과 별반 차이가 없다. 마지막으로 참나무에 훈연하는 공정이 남아 있다. 족발을 건져 대략 1시간 동안 식히고, 참나무 칩이 아닌 진짜 참나무로 모닥불을 때서 훈연하면 그제야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슈바인스학세. 살코기와 지방이 골고루 분포되어 부드러운 국내산 한돈을 사용해 훈연하기에 기름기는 낮아지고, 담백함은 높아졌다. 한돈의 고소함에 은은한 숯불 향이 더해지니 누구나 사랑할 맛이다. 비록 오랜 시간 동안 공정을 해야 해 매주 목요일에만 작업하고 수량도 많이 생산하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소비자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판매할 계획이다.
간편하고 맛있게 즐기기
동산식품의 슈바인스학세는 잠깐의 시간을 들이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해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가장 편한 방법은 전자레인지다. 7분만 돌리면 바로 손으로 찢어서 먹을 수 있는 폴드 포크 바비큐가 된다. 겉바속촉의 스타일을 원한다면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을 사용해 20분 정도 조리하면 된다. 또 프라이팬에 구우면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캠핑 그릴에서 20분간 구우면 그야말로 불맛이 제대로 살아난다. 이번 주말, 쫄깃하고 부드러운 한돈 슈바인스학세를 한번 맛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