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성장 돕는 으깬 돼지고기, 거부 아닌 필수여야 하는 이유
이제 막 이유식을 시작한 영유아를 위해 건강한 음식 재료를 선택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무작정 돼지고기는 안 좋다는 편견이 있어 엄마들은 섭취를 꺼린다. 이러한 와중에 으깬 돼지고기가 유아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돼지고기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
돼지고기는 성장발육에 뛰어나다고 알고 있지만, 왜 늦게 먹이라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소화기관이 잘 발달하지 않은 아기들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불량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알레르기 제품들과 같이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한 후 괜찮다면 생후 11개월 이후부터 먹이면 된다고 흔히 알고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을 통해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생후 5~12개월 사이 아이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적절한 영양성분을 공급하는 일은 이 시기 성장을 위한 중요 조건이다. 그런데 젖을 떼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른 자녀를 둔 상당수 엄마는 이 시기 아이의 영양 공급원으로 육류를 선택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고단백 음식인 육류는 이유식을 먹는 아이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밍화 탕 교수는 돼지고기와 같은 고기는 중요한 영양소를 제공하고, 단백질의 훌륭한 공급원이라고 덧붙였다. 또 고형 음식물을 먹기 시작한 유아에게 보완 식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먹을수록 신장은 더 쑥쑥
연구팀은 젖을 떼기 시작한 아이 64명을 대상으로 생후 5개월에서 12개월이 될 때까지 특정한 식단을 따르도록 했다. 아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으깬 육류를 포함한 식단을, 또 다른 한 그룹은 유제품이 든 식단을 먹이도록 한 것이다. 육류와 유제품 모두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기 전 아이들은 매일 킬로그램당 2g의 단백질을 섭취했고, 실험 기간에는 최대 3g까지 섭취했다. 두 그룹 모두 열량과 지방 섭취량은 같았다. 실험이 끝나는 시점인 생후 12개월에 이르렀을 때 두 그룹의 신장을 비교하자, 으깬 육류를 먹은 아이들이 유제품을 먹은 아이들보다 평균 1인치(2.54cm)의 신장이 더 자란 결과를 보였고, 7개월간의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과체중이 될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쏙쏙
미국소아과학회는 생후 4~6개월 사이 유동식을 먹기 시작할 때는 다양한 음식 질감과 맛 등에 노출되도록 할 것을 권장했다. 특히 모유 수유를 하는 아이들은 철분이 부족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육류가 철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조기에 단백질의 필요성을 인식해 유아에게 가능하면 매일 육류, 생선, 닭고기, 달걀 등의 단백질 식품을 먹기 쉬운 형태로 조리해 공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유아 식단에 돼지고기 등의 육류를 포함하는 것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식단 전체에 돼지고기가 미치는 이점은 광범위하다. 다만 소화가 잘 안되는 아이라면 15개월 이전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이후에도 기름기 없는 살코기 부분을 골라 갈거나, 푹 익혀서 먹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