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는 돼지의 호흡기질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 발생위험이 높아지므로 단열과 환기에 더 신경써야 한다.
낮과 밤의 온도 차이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돼지 호흡기질병의 원인은 부적절한 돈사 시설관리에 있다. 돼지에게 적합하지 않은 환경은 호흡기 등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어 다른 돼지에게도 전염된다. 돼지의 호흡기질병 예방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설관리가 최우선이지만, 그 가운데 단열과 환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
글. 송준익(연암대학교 축산계열 교수)
환경조절의 기초, 단열시설
돼지는 외부환경과는 차단된 공간에서 사육 및 개량되기 때문에 외부기온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생활공간, 즉 단열수준이 높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 단열효과는 사용하는 재료가 포함하고 있는 공기층의 두께로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함유한 공기 두께가 2cm 정도면 충분하다.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 두께가 얇을수록 공기층이 적어 단열효과가 떨어진다. 지붕은 적어도 100mm는 되어야 하고, 추운 지방일수록 공기층이 많이 들어있는 자재를 사용한다. 그리고 바람을 많이 받는 북서쪽 벽은 더욱 두껍게 한다.
실제로 돈사 내 외부 온도차이가 4℃ 이상 나면 돼지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만약 단열수준이 적절하지 않으면 계절에 따른 부가적인 시설을 설치해야 하므로 관리하기 어려운 돈사가 된다. 따라서 건물의 열 손실을 줄이고 돼지의 열(현열) 발산량과 체지방 조성 비율을 줄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벽과 천장의 외부를 단열시키는 것이다. 단열 시공을 하면 건축비는 더 들지만, 일단 설치하면 장기간 난방과 냉방비가 절약되므로 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익이 있다.
단열은 돈방 환경조절의 기초가 되는 핵심 요소이다.
호흡기질병의 원인, 환기시설
환절기에 돈사 내의 환경을 제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기계적 환기를 통해 제어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적정한 환기시스템은 한마디로 말하기가 곤란하다). 폐렴은 환절기에 많이 발병하며, 특히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어린 돼지의 돈사는 환절기를 위한 특별한 환기시스템이 없으므로 환기 방식과 설계가 돈사 시설에 맞게 설계가 되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최적의 환기에 필요한 것은 관리자의 의식구조다. 환기가 불량해지면 바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더 많은 돼지에게 감염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를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과 선진국의 연구 자료를 보면 환기 불량으로 인한 경제성 손실은 총수익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정도라는 결과가 있다.
어린 돼지는 환절기가 되면 호흡기질병, 설사병 등에 걸리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크기의 환기팬 설치
돈사 환기시스템에 있어 환기팬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계다. 그러므로 팬을 알지 못하고서는 기계식 환기시스템을 제대로 구성할 수 없고, 잘 관리할 수도 없다. 그런데 막상 농장을 방문하면 이상한 환기 방식이 접목된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여럿 가운데 하나가 배기팬의 크기가 다른 환기팬 설치이다. 정상적인 환기 방식인데도 겨울철 최소 환기와 여름철 최대 환기를 위한 배기팬을 각각 다르게 설치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지 근거도 없는 환기팬의 설치와 관리 방법을 개발 또는 기술을 소개하고, 실제로 설치하고 운전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환기에 대한 기술적 발달 경향은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간 추세이고 더욱 연구 개발되는 현상인데, 유럽 어디에 보아도 하나의 돈방 내에 환기팬의 크기가 다르게 설치된 농장은 없다. 속도조절팬에 의해 자동으로 최소 환기에서 최대 환기량으로 조절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도 크기가 다른 환기팬을 설치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낭비일 뿐 아니라 환경조절에 실패하는 원인이 된다. 배기팬은 돈사 내에 균형 있게 설치되어야 하고, 용량이 같은 배기팬으로 구성되어야만 한다.
돈사가 평안해야 생산성도 높아진다
환절기 축사환경은 돼지에게 매우 중요한 생산요소가 된다. 더욱이 일교차는 돼지의 번식과 성장에 매우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호흡기질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호흡기질병을 유발하는 매개체인 돈사 단열과 환기 관리에 신경 쓰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매개체를 줄여 농가 생산성을 높이도록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농업은 자연과학이다. 과학이 뒷받침되고 현장에서 효과가 나타나야 정확한 기술로 인정을 받는데, 특히 환기는 이론이 아니고 실전에서 효과가 나와야 한다. 고로 내 농장은 실습(연구)장이 아니라 내 삶의 힘이 되어 주는 현장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