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햇살과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위에 몸을 실어보자.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적절한 속도감으로 페달을 굴리다 보면 온몸에 활기가 돈다. 숨이 가빠올 때쯤 곳곳에 자리한 명소에서 잠시 누리는 휴식도 달콤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싱그러운 초록빛 자연을 달리는
시흥 그린웨이
보통천과 은행천을 끼고 펼쳐지는 시흥 그린웨이의 호조벌.
시흥 그린웨이는 이름처럼 깨끗하고 푸른 자연을 한아름 품은 자전거길이다. 제방 위 농로에 조성되어 시흥의 생태환경명소를 두루 거친다. 7.5km 구간으로 비교적 짧고,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초보 라이더도 수월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린웨이의 출발점은 ‘갯골생태공원’이다. 구불구불한 갯골을 따라 펼쳐지는 드넓은 평야와 우뚝 솟은 흔들전망대 등 평화로운 정취가 인상적이다. 페달을 조금 더 밟으면 연꽃 향기가 퍼지는 ‘관곡지’, 조선 시대에 바다를 막아 논으로 만든 ‘호조벌’을 지나 광활한 규모의 ‘물왕호수’까지 금세 다다른다. 행선지를 향해 달리는 구간마다 전원적인 풍경이 끝없이 펼쳐져 몸과 마음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자전거 여행을 누릴 수 있다.
시간이 멈춘 듯 옛 정취를 간직한
영주 자전거길
라이더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영주 무섬마을의 고택.
경북 영주는 각각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4개의 자전거길을 지녔다. 특히 서천교와 무섬마을을 잇는 15km의 3·4구간에는 페달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명소가 곳곳에 자리한다. 서천교에서 출발해 강변을 따라 달리면 조선시대 의국인 ‘제민루’와 정도전의 생가로 알려진 ‘삼판서고택’이 나타난다.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풍기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취해 주행속도를 점점 늦추게 된다. 이어서 펼쳐지는 소박한 마을 전경과 강변 풍경을 지나면 국가민속문화재 ‘무섬마을’에 도착한다.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을 비롯해 전통 가옥 40여 채가 모여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는 곳이다. 느릿한 속도로 마을 구석구석을 주행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물길 따라 꽃길 따라 떠나는
광양 섬진강자전거길
강변을 따라 벚꽃이 줄지어 만개한 섬진강자전거길.
전북 임실에서 전남 광양까지 연결하는 섬진강자전거길은 국토종주자전거길 중 가장 수려한 자연미를 뽐낸다. 그중에서도 광양은 봄기운을 물씬 풍겨 봄철 라이딩의 성지로 꼽힌다. 먼저 매화마을에서는 지천으로 피어난 선홍빛 매화에 둘러싸여 기분 좋은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다. 마을을 빠져나오면 약 20km를 줄지어 핀 벚꽃과 매화를 안내판 삼아 조선 선조 때 세워진 ‘수월정’, 시인 윤동주의 원고를 보관한 ‘정병욱 가옥’, 섬진강과 바다가 만나는 ‘망덕포구’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 끝으로 ‘배알도수변공원’에 도착해 무인인증센터에서 종주스티커를 발급받으면 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종점까지 이어지는 섬진강의 시원한 물줄기와 코스마다 변하는 이채로운 풍광이 어우러져 어느 구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