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는 유해균을 없애고 유익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돼지의 면역력을 높이고,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돼지의 장내 미생물은 돼지의 성장, 면역, 질병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알맞으면 비타민 생성, 면역력 조절, 장내 발효와 같이 돼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균형이 무너지면 설사와 장내 감염 등이 발생하고 심하게는 폐사에 이른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의 기능과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글. 김조은(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면역력을 좌우하는 요소
돼지의 장내 미생물은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돼지의 면역조절과 소화물 발효가 주된 기능이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물(주로 소화물 내 탄수화물, 일부 단백질도 포함)을 발효시켜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을 분비해 장 점막 장벽 기능 조절,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 발달에 작용한다. 예를 들면 아세트산 생성균은 소화물을 발효해 단쇄지방산 중 하나인 아세트산을 생성한다. 이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조절하고, 또 다른 단쇄지방산인 부티레이트는 병원성미생물(E. coli O157, Proteus mirabilis 등)의 성장을 억제한다. 단쇄지방산은 체내에 흡수되어 돼지의 에너지원으 로 사용되기도 한다.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곧 미생물 균형에 문제가 생기면 면역력, 유해균 감염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부분은 스트레스와 항생제 사용을 들 수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으나, 과도한 스트레스(이유, 합사, 고온 환경 등) 혹은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저하를 들 수 있다. 또 균수가 감소해 장내 유해 세균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유익균이 분비하던 유기산들이 감소해 장내 산도가 높아져 유해 세균이 증가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때 스트레스로 장내 세포 사이 간격이 벌어져 유해 세균의 감염이 발생하 는 것이다.
유익균의 성장을 돕는 사료 첨가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예방 혹은 완화하기 위해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사료 첨가제이다. 주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연구되었고, 효과도 입증된 것이 많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류를 직접 급여해 장내 산도를 낮추고, 병원균이 자라는 공간을 없애 병원균을 억제하며 장내 미생물 중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유익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실제 이유자돈에 엔테로코쿠스 페칼리스(Enterococcus faecalis)를 급여했을 때 무첨가 대비 분내 젖산균이 약 71.3% 증가하고, 설사 감소 및 하루당 체중 증가량이 약 11.5%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Hu 등, 2015).
프리바이오틱스는 돼지의 소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 미생물의 먹이로 활용된다. 유익균의 먹이 를 급여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해 유해균이 성장하지 못하게 한다. 한 연구에서 이유자돈에 셀로 올리고당(Cello-oligosaccharides)을 급여했을 때 공장 내 락토바실루스가 약 17.3% 증가하고, 유해균이라 할 수 있는 클로스트리듐이 약 17.5% 감소하였으며, 융모 길이가 약 12.9% 증가해 장 손상이 적었음을 보고하였다(Jiao 등, 2014).
섬유소 함량이 높은 사료는 필수
장내 미생물 균형을 이루려면 사료 내 섬유소 함량도 중요하다. 사료 내 영양소 중 탄수화물, 특히 식이섬유는 유익균이 발효에 이용해 단쇄지방산을 생성한다. 또 단백질 은 주로 유해균이 발효에 이용해 성장 및 아민, 암모니아 등 냄새 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발효를 이용하는 장내 미생물은 소장의 끝부분부터 맹장·대장 초입에 많이 서식하고 있어 돼지가 소화·흡수한 후 남은 영양분의 종류에 따라 장내 미생물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곧 사료 내 영양성분 함량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돼지가 거의 소화할 수 없는 식이섬유가 대장에 도달하면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이 높아져 돼지의 성장과 면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돼지가 미처 소화하지 못한 단백질은 미생물이 존재하는 맹장·대장까지 흘러가 유해균이 성장하고, 냄새 물질의 발생을 높일 수 있으므로 성장단계에 적합한 조단 백질을 함유한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건강한 돼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
돼지와 장내 미생물은 상호공존하며 서로에 많은 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특히 돼지의 장내 미생물은 소화물을 대사하여 단쇄지방산을 분비해 돼지의 면역력을 높이고 조절한다. 이러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을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려면 사료 첨가제인 생균제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추가하거나, 사료 내 과한 단백질 수준을 감소시켜 유해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고 유익균이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제시했다. 아직 장내 미생물과 관련해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는 정확한 메커니즘이나 농장의 목적에 맞게 우점종을 조절할 방안 등 연구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한돈농가에서도 청결한 환경에서 이러한 시도를 한다면 더 건강하게 돼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돼지의 좋은 장내 미생물을 유지하려면 사료 첨가제인 생균제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추가해야 한다.
사료 속 과한 단백질을 줄여 유해균이 성장하는 환경을 없애고, 유익균을 성장시켜야 한다.